라이프로그


[세츠티에] 인공의 인어 by 아르


-지난 세츠나 온리전에 판매했던  <Child Hood>의 후편 에피소드쯤 됩니다.
-시기적으로는 더블오2기 16화에서 17화쯤 되는 그쪽 부근입니다.
-다친 세츠나와 지켜보는 티에리아.

 


-----------------

인공의 인어



인어공주는 왕자의 사랑을 얻지 못했어.

그래서 인간이 될 수도 없었고

그 몸은 바다에서 거품으로 사라져 버렸어.

하지만 인간을 사랑했던 그녀는 대기가 되어 언제까지나 떠돌았지.

언젠가 인간의 영혼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허무한 꿈을 놓지 않은 채 인간을 지켜보았어.

하지만.

인간은 그녀가 생각한 것처럼 아름다운 존재는 아니었어.

언제나 그녀를 눈물흘리게 했어.

결코, 그녀는 인간이 될 수 없을거야.

그래도 그녀는.

언젠가 인간이 될 수 있을거라고 믿었어.




티에리아.


티에리아.


.....................티에리아................


.....................티에리아.......................?


티에리아다.

언제나 가지런히 정돈된 머리카락이 침대가에 흩어져 있다.

침대가에 두 팔을 얹어놓은 채 그 위에 고개를 떨군 채 잠들어 있다.


얘 뭐하고 있어.........?


몽롱한 기분에 흩어진 머리카락을 향해 손을 뻗는다.

손끝에 느껴지는 머리카락의 느낌은.

차갑고 매끄럽다.

이것.

티에리아를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예쁘고 차가운 아이였다.

이렇게 부드럽지는 않았지.

웃음이 새어나온다.

머리카락의 가지런한 느낌을 확인하려고 살짝 잡아당겼을 때 티에리아의 어깨가 움찔했다.

천천히 고개를 든다.

멍한 붉은 눈이 이쪽을 향한다.

살짝 벌린 입술이 조금씩 움찔하고 있다. 무슨 말을 하려는 것같기도 하지만 별 말은 나오지 않는다.

단순한 반사인지도 모른다.

흔히 볼 수 없는 표정.

티에리아는 잠에서 깨면 이런 모습인걸까.

처음엔 그렇게 가만히 있었으나, 점점 그 눈동자에 초점이 돌아온다.


   "세츠나..........."

   "왜 이런데서 자고 있어"

   "세츠나, 괜찮아?"

   "난 괜찮아"


세츠나의 대답같은 것은 듣지도 않는 듯, 티에리아는 상체를 쑥 내밀고 오른팔을 살피고 있다.

가까와진 티에리아의 얼굴이 바로 눈 앞에 있다.

붉은 눈동자를 머금은 눈가가 거뭇거뭇하다.

  
   "티에리아, 침대에서 제대로 자"


마이스터의 휴식시간은 결코 넉넉하지 않다.

그야말로 생존과 전투에 필요한 최소한의 휴식만이 허락되고 있다.

짧은 시간동안 제대로 몸과 정신과 마음을 추스리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마이스터들 중에서도 티에리아는 특별하다.

존재감이 다르다.

티에리아는 설레스티얼빙 그 자체다.

티에리아의 결재를 거치지 않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필연적으로 다른 마이스터들에 비해 더욱 쉴 틈이 부족한 것을 세츠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런 티에리아가 이런데서 새우잠을 자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나는 괜찮아. 그러니까 돌아가서 자"


티에리아의 눈을 살짝 찡그렸다.

거뭇거뭇한 눈가에 무엇인가 말라붙은 자국이 있다.

....................응...................?


  "오늘이 며칠인 줄 알아?"

  "아.....기준시 11월 17일 아냐? 18일인가?"


티에리아의 당돌한 질문에 대답하며 세츠나는 의무실 벽에 달린 디지털 시계를 보았다.

오전 세시 이십분을 표시하는 커다른 붉은 숫자 위의 날짜파트는............

 
  "11월 24일?"


티에리아는 끄덕였다.

24일?

시간의 흐름은 언제나 머릿속에 체크하고 있다.

마지막 기억이 17일이다. 그런데 24일?

일주일이나 자고 있었다는거야?


  "무슨 일이 있었지?"

  "지엔입자에 의한 근육괴사야. 열이 40도나 되었고, 계속 혼수상태였어"

  "그런......."


믿을 수 없다.

어째서.........

확인해보려고 팔을 움직였을 때 찌르는 듯 강한 통증이 느껴졌다.

팔 하나를 생으로 잡아뜯어내는 듯한 고통에 세츠나는 저도 모르게 짧은 비명을 올렸다.

동시에 티에리아가 움찔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안돼 세츠나"


티에리아는 세츠나의 행동을 저지했다.

세츠나는 오른팔을 움켜쥐며 티에리아를 보았다.

잘못된 것이 아니다.

눈가에 무엇인가 말라붙어 있다.

예전에.

이런 티에리아를 본 일이 있었다.


  "움직이면 안돼.........."

  "응."


세번째다.


"움직이면 안돼......"


같은 말을 반복하는 티에리아의 눈동자가 살짝 빛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거뭇한 눈가가 어느덧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이런 티에리아를 보는 것은 세번째다.

가슴에서

무엇인가가 끓어오른다.


  "티에리아........."


성한 팔로

티에리아의 어깨를 끌어안안다.

세츠나의 몸을 걱정한 티에리아는 세츠나에게 체중을 맡기지 않으려고 애쓰면서도

세츠나의 행동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울었어?"

  "바보같은 소리"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

그래. 이 목소리도 알고 있어.


처음 티에리아는 그 자신의 나약함을 탓하며 울었다.

두번째 티에리아는 그 사람을 잃고 울었다.

많이.

울었다.


  "세츠나..........."

  "응"

  "죽지마"


티에리아는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

티에리아가 얼마나 그를 사랑했는지 세츠나는 알고 있었다.

티에리아는 그를 지키려고 애썼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티에리아는 무너졌다.

그렇게 그런 티에리아를 보며 세츠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티에리아의 곁에 있어주는 일 조차 할 수 없었다.

그 사람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티에리아를 볼 수 없어서

그 곁을 떠났다.


그러나 다시 만났으니까.


  "약속할게 티에리아"

  "응?"

  "너보다 먼저 죽지 않아. 난"


떠나지 않아.

다시는.


  "바보....."


티에리아는 세츠나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어깨에 뜨거운 물기가 느껴진다.

고개를 돌려 티에리아의 얼굴에 키스앴다.

조금 짠 맛.

그 감각은 기억속의 시간을 되돌리고 있다.

지금 팔 안의 티에리아는

먼 어느날 저편.

그래, 그날.........

그 해변에서의 티에리아의 맛이 난다.

그때의 바다내음이

서투르게 머뭇거리던 티에리아의 입술의 감촉이

지금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생각해.

만약.

어느 인간이

인어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면.

기꺼이

그녀의 종족이 되고 싶었을거야.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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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1/02/17 01:32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아르 2011/02/18 23:32 #

    네, 참가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ㅁ;
    세츠티에는 사실 좀 외로워서 읽어주시기만 해도 감사합니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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